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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첫 단계 · 합의금 요구

법무법인에서 저작권 합의금 내용증명을 받았을 때

홍성환 파트너변호사 · 경찰대학 출신 · 前 동대문경찰서 경제범죄수사2팀장

개정 저작권법(2026. 8. 11. 시행) 반영 · 2026년 10월 29일 확인

먼저 요약하면

  • –내용증명은 '이런 문서를 언제 보냈다'는 사실을 우체국이 증명하는 제도입니다. 판결도, 수사기관의 처분도 아니고, 회신할 법적 의무도 생기지 않습니다.
  • –그래도 가볍게 볼 문서는 아닙니다. 발신자는 대개 인증 서버 기록(IP·MAC 주소·PC 이름·실행 기간)을 확보한 뒤에 보냅니다.
  • –무시, 급한 전화, 기록 삭제, 금액부터 깎기. 이 네 가지가 이후 절차를 가장 불리하게 만듭니다.
  • –회신 전에 상대 자료가 가리키는 것이 회선인지 사람인지, 사용 장소와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 –회사 업무용으로 쓴 경우는 합의해도 형사 절차가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합의 여부보다 사건의 성격 판단이 먼저입니다.

“귀하가 ○○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를 무단으로 복제하여 사용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민·형사상 조치에 앞서 합의 의사를 확인하고자 합니다.” 이런 문장으로 시작하는 우편물입니다. 봉투에는 처음 보는 법무법인 이름이 있고, 아래쪽에는 금액과 ‘○일 이내’라는 기한이 적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저작권 사건은 많은 경우 이 우편물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여기서 무엇을 하느냐가 뒤의 경찰 조사와 처분까지 이어집니다.

내용증명은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가

「우편법 시행규칙」 제25조 제1항 제4호 가목 (요지)
내용증명은 등기 취급을 전제로, 발송인이 수취인에게 어떤 내용의 문서를 언제 발송했다는 사실을 우체국이 증명하는 특수취급 제도다.

우체국이 증명하는 것은 보낸 사실과 그 문서의 내용까지입니다. 문서에 적힌 주장이 맞다는 것까지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법원의 판단도, 경찰이나 검찰의 처분도 아니고, 받았다고 해서 회신하거나 돈을 낼 의무가 생기지 않습니다.

적힌 기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이 정한 기한이 아니라 상대가 협상을 서두르려고 적어 넣은 날짜입니다. 기한을 넘겨도 그 자체로 생기는 불이익은 없습니다. 다만 기한이 지나면 실제로 고소가 접수되는 경우가 많으니, 기한 안에 대응 방향을 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는 무엇을 근거로 보냈나

국내외 설계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은 프로그램에 사용 확인 기능을 넣어 둡니다. 크랙으로 인증을 우회해도 이 기능은 작동하는 경우가 많아서, 실행될 때 접속 IP, 네트워크 장치의 MAC 주소, PC 이름, 사용자 계정명, 실행 일시가 개발사 서버로 전송됩니다. 개발사는 이 기록으로 대상을 특정하고 국내 법무법인에 위임해 내용증명을 보냅니다.

그러니 이 우편물은 ‘혹시 쓰셨나요’라는 탐색이 아닙니다. 상대는 이미 특정 회선과 특정 기기에서 특정 기간 실행된 기록을 들고 있다고 보고 움직여야 합니다. 다만 그 기록이 무엇을 증명하고 무엇을 증명하지 못하는지는 따로 따져야 합니다. 이 기록의 수집 경위와 증거능력은 크랙 탐지 기록의 수집 경위와 증거능력에 정리했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네 가지

1. 그냥 무시하기

회신 의무가 없다는 것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다릅니다. 기한이 지나면 고소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고, 그때부터는 경찰의 일정에 맞춰 움직이게 됩니다. 준비할 시간이 가장 많은 때는 지금입니다.

2. 급하게 전화하기

발신 법무법인은 권리자의 대리인입니다. 받는 쪽을 상담해 주는 곳이 아닙니다. 통화에서 “회사에서 잠깐 썼다”, “비싸서 받았다”고 한 말은 그대로 고소장과 수사 자료에 들어갑니다. 실제로 ‘가격이 너무 비싸서 내려받았다’는 진술이 영리 목적의 근거가 된 판결도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4고단2001).

3. 프로그램이나 기록 지우기

불안한 마음에 프로그램을 지우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삭제한 흔적도 컴퓨터에 남고, 수사 단계에서 삭제 경위를 따로 설명해야 하는 부담이 생깁니다. 사용 기간과 용도를 소명할 자료도 같이 사라집니다. 손대지 말고 그대로 두는 것이 원칙입니다.

4. 적힌 금액부터 깎기

서면의 금액은 상대가 부른 값입니다. 그 숫자를 기준으로 협상을 시작하면 침해가 성립하는지, 어떤 성격인지를 따지기 전에 금액의 틀 안에 갇힙니다. 요구액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합의금 요구액과 산정 기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회신 전에 확인할 것

상대 자료가 가리키는 것이 회선인가, 사람인가

IP 주소는 사람이 아니라 인터넷 회선에 붙습니다. 사무실 공용망, 가족이 함께 쓰는 집 회선, 퇴사한 직원이 쓰던 PC라면 회선 명의자와 실제 사용자가 다를 수 있습니다. 형사 책임은 실제로 설치하거나 쓴 사람을 특정해야 성립하고, 행위자가 특정되지 않아 대표와 회사가 무죄가 된 판결도 있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1노2210).

어디서, 무엇에 썼나

프로그램은 자택처럼 한정된 장소에서 개인적인 목적으로 복제하는 경우가 허용될 여지가 있습니다(저작권법 제101조의3 제1항 제4호). 회사는 정품을 쓰고 대표가 자택 PC에서 학습용으로 쓴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된 예가 있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5고정70). 반대로 회사 업무용 PC였다면 이 예외는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장소가 집인지 회사인지, 결과물이 업무에 쓰였는지가 사건의 무게를 가릅니다.

누가 설치했나

직접 내려받아 설치한 사람과, 남이 설치해 둔 것을 쓴 사람은 적용 조문이 다릅니다. 회사 PC에 이미 깔려 있던 크랙을 쓴 경우는 제124조 제1항 제3호의 ‘취득’이 문제 되는데, 이 ‘취득’의 해석을 두고 하급심 판결이 갈려 있습니다(2021노2875, 2023노1614).

언제 썼나

2026년 8월 11일 시행된 개정 저작권법은 고의 침해에 대해 법원이 손해액의 5배 범위에서 배상액을 정할 수 있게 했지만, 시행일 이후의 침해행위부터 적용됩니다. 상대가 문제 삼는 사용 기간이 그 전인지 후인지에 따라 민사 위험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받는 사람이 개인인가, 회사인가

회사 앞으로 왔다면 양벌규정(저작권법 제141조)으로 회사가 함께 책임을 지는 구조입니다. 요구액도 회사가 사 두었어야 할 라이선스 수량을 기준으로 커집니다. 다만 회사가 평소 정품 구입과 정기 점검으로 관리해 온 사정이 인정되어 무죄가 된 판결도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고정2907). 회사 사건에서는 직원 개인과 회사의 이해관계가 갈릴 수 있으니, 처음부터 따로 정리해야 합니다.

합의하면 끝나는가

저작권법 위반은 원칙적으로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입니다(제140조 본문). 그래서 ‘합의하면 끝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제140조 단서는 영리를 목적으로 또는 상습적으로 한 침해를 친고죄에서 제외합니다.

법원은 회사 업무에 쓰려고 복제한 경우를 영리 목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소제기 후 고소가 취하되었는데도 재판이 계속되어 벌금형이 선고된 사건이 있고(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24고정22), 합의하고 고소가 취하된 연구원에게도 유죄 판단은 그대로 내려지고 형의 선고만 유예된 사건이 있습니다(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3고단2168). 업무용 사건에서 합의는 사건을 끝내는 수단이 아니라 처벌 수위를 낮추는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반대로 개인적인 학습용이었다는 점이 인정되면 친고죄가 되어, 합의와 고소 취소로 사건이 끝납니다(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4고정176). 그리고 합의 없이 수사 단계에서 혐의없음으로 끝나는 사건도 있습니다. 그래서 합의할지를 정하기 전에, 이 사건이 어느 쪽에 속하는지부터 판단해야 합니다.

회신하는 세 가지 방법

회신하지 않기. 법적으로 문제는 없습니다. 상대가 고소로 넘어갈지 판단하는 동안 사실관계를 정리할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가 이를 합의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바로 고소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본인이 직접 회신하기. 가장 피해야 할 방식입니다. 사실관계를 정리하지 않은 채 쓴 회신서는 본인이 서명한 진술서가 되어 상대 손에 남습니다.

변호사를 통해 회신하기. 상대 자료의 근거를 먼저 요구하고, 침해 여부와 성격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보낼 수 있습니다. 사실을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으면서 협상의 기준을 상대 숫자에서 사건의 실제 구조로 옮기는 방법입니다. 합의로 가더라도 이 순서를 거친 쪽이 금액과 조건에서 유리합니다.

이 다음에 올 수 있는 것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상대는 고소를 접수하고, 경찰에서 출석요구가 옵니다.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시에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합니다. 각 단계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는 경찰조사 절차, 영장 집행 현장에서 확인되는 것, 합의를 거절하면 상대가 할 수 있는 것에 정리했습니다. 처분 이후 기록이 어떻게 남는지는 전과 기록과 직장 통보 여부를 보시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내용증명에 적힌 기한까지 답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기한은 법이 정한 것이 아니라 상대가 적어 넣은 것이라, 지나도 그 자체로 생기는 법적 효과는 없습니다. 다만 기한이 지나면 실제로 고소가 접수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한 안에 대응 방향은 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내용증명 없이 바로 경찰 출석요구가 올 수도 있나요?

있습니다. 내용증명은 고소의 전제 조건이 아니어서, 권리자가 먼저 고소하고 경찰 연락으로 사건을 처음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출석 전에 고소 내용과 상대 자료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합의하면 형사 사건은 끝나나요?

사용의 성격에 따라 다릅니다. 저작권법 위반은 원칙적으로 친고죄이지만, 회사 업무에 쓰려고 복제한 경우는 영리 목적으로 보아 친고죄에서 제외한 판결이 여럿 있습니다. 그런 경우 고소가 취소되어도 재판이 계속되고, 합의는 처벌 수위를 정할 때 참작되는 사정으로 남습니다.

회사 앞으로 내용증명이 왔습니다. 직원이 설치한 것인데요.

회사는 양벌규정(저작권법 제141조)으로 함께 책임을 질 수 있고, 직원 개인과 회사의 이해관계가 갈릴 수 있습니다. 누가 언제 어떤 경위로 설치했는지, 회사가 평소 어떤 관리를 했는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내용증명을 받고 합의 없이 끝낸 사건

작성·검토 홍성환 파트너변호사 (광고책임변호사)

최종 업데이트 2026.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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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페이지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 페이지는 변호사 광고이며, 사건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법령과 실무는 변경될 수 있으므로 실제 적용 여부는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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