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집행 현장에서 확인되는 것
먼저 요약하면
- –경찰이 컴퓨터를 통째로 들고 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개 현장에서 점검을 마치고 돌아갑니다.
- –경찰이 그 자리에서 확보하는 것은 문제 된 프로그램의 설치 일자와 실행 일자입니다.
- –그 프로그램으로 무엇을 만들었는지는 현장에서 확인하지 않습니다.
- –영리 목적이 아니었다는 점은 피의자 쪽에서 따로 자료를 내야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그 자리가 추정으로 채워집니다.
경찰이 컴퓨터를 들고 가지는 않습니다
압수수색이라는 말을 들으면 집이나 사무실의 컴퓨터를 전부 싣고 가는 장면을 떠올리게 됩니다. 소프트웨어 저작권 사건에서는 그런 경우가 드뭅니다.
경찰관은 보통 저작권자를 대리하는 측의 실무자와 함께 현장에 옵니다. 이들은 수사관이 아니라, 어떤 프로그램이 어떤 버전으로 설치되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사람으로 동행합니다. 경찰관이 대상 장비에서 점검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설치와 실행 이력이 목록으로 출력되고, 경찰은 그 출력물을 확보한 뒤 마무리합니다. 한두 시간 안에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안에 따라 장비를 압수해 별도로 분석하기도 합니다. 그 경우 피의자와 변호인은 분석 과정에 참여할 권리가 있으므로(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 참여 의사를 분명히 밝혀 두셔야 합니다.
그 자리에서 확인되는 것
점검 프로그램이 뽑아내는 것은 문제 된 소프트웨어의 설치 일자와 실행 일자입니다. 언제 깔렸고 언제 몇 번 실행됐는지가 날짜 단위로 나옵니다.
이 기록은 피의자에게 불리하기만 한 자료가 아닙니다. 설치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려워지지만, 실행 횟수가 적다면 그 사실도 같은 출력물에 함께 찍힙니다. 설치만 되어 있고 실행 이력이 거의 없다면, 그 프로그램이 업무의 중심이 아니었다는 사정이 숫자로 남습니다.
그러니 현장에서 할 일은 저항이 아니라 기록을 정확히 받아 두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확인되지 않는 것
점검 프로그램은 설치와 실행의 흔적을 모으는 도구입니다. 그 프로그램으로 무엇을 만들어 냈는지까지는 확인하지 않습니다. 산출물을 분석하는 절차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건에서 결론을 가르는 쟁점은 영리 목적입니다. 저작권법 제140조 단서 제1호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거나 상습적으로 침해한 경우를 친고죄의 예외로 두고, 개인 사안에서는 제101조의3 제1항 제4호의 비영리 개인 이용이 중심에 놓입니다. 회사 사안이라면 제124조 제1항 제3호의 업무상 이용이 문제 됩니다.
결론을 가르는 자료가 현장에서 수집되는 범위 밖에 있다는 뜻입니다. 수사기관이 손에 쥔 것은 설치와 실행의 기록뿐이고, 그 프로그램이 수익을 내는 일에 쓰였는지는 그 기록만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피의자가 무엇을 내야 하나
비어 있는 자리를 상대가 추정으로 메우게 두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 자료도 내지 않으면 “업무용 장비에 설치되어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 남고, 그 위에서 영리 목적이 추정됩니다. 산출물이 없다는 점은 피의자가 자료로 보여야 합니다. 다음 네 가지를 모으십시오.
그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저장한 파일이 없다는 자료. 장비 안의 파일 목록을 확장자별로 정리하면 해당 프로그램의 고유 파일이 없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납품물과 외부 제출 자료에 그 프로그램의 흔적이 없다는 자료. 거래처에 보낸 산출물을 열어 보면 어떤 도구로 만들었는지가 파일 속성에 남아 있습니다.
주력 도구가 따로 있다는 자료. 정품으로 보유한 프로그램의 라이선스 증빙과 그 실행 이력입니다. 문제 된 프로그램의 실행 횟수와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한눈에 보입니다.
업종과 직무상 그 프로그램을 쓸 일이 없다는 자료. 사업자등록증, 업무 분장표, 실제로 수행한 업무의 성격을 보여주는 서류입니다.
영장 없이 출석요구만 오는 경우
현장 집행 없이 출석요구서만 오는 사건도 많습니다. 이 경우 고소인이 낸 자료가 접속 기록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정 시점에 특정 회선에서 통신이 있었다는 것까지만 나오고, 누가 그 장비를 조작했는지, 그 행위가 설치였는지 실행이었는지는 담겨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사를 받기 전에 고소장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상대가 들고 있는 자료의 범위를 모른 채 진술하면, 있지도 않은 증거를 있다고 전제하고 불리한 말을 하게 됩니다. 정보공개청구로 고소장을 받아 접속 일시와 특정 범위를 먼저 본 다음에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대응한 사건은 고소장을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해 불송치로 종결한 사건과 접속일시를 분석해 불송치로 종결한 사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현장에서 챙기실 것
집행이 끝나면 경찰이 압수목록을 교부합니다. 어떤 자료를 어떤 범위로 가져갔는지가 거기 적히므로 반드시 받아 두십시오. 나중에 고소인이 제출한 자료와 대조할 기준이 됩니다.
영장은 집행 전에 제시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혐의사실과 압수 대상의 범위를 읽어 두시면, 이후 수사가 영장에 적힌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회사 장비에서 발견된 경우에는 개인과 회사의 이해가 갈리기 시작합니다. 압수수색을 받았다면, 회사가 걸린 사건입니다에 그 부분을 따로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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