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2026-07-30
합의를 거절하면, 상대는 무엇을 할 수 있나
"합의하지 않으시면 이의신청해서 검찰로 보내겠습니다."
합의를 거절한 뒤 이런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대개 이 시점에 마음이 흔들립니다. 금액이 과도하다고 판단해서 응하지 않기로 했는데, 상대가 뭘 더 할 수 있는지 모르니까 그 말이 무한히 커집니다.
그래서 이 글은 상대가 쓸 수 있는 수단을 처음부터 끝까지 적어둔 것입니다. 무섭게 만들려는 게 아니라 그 반대입니다. 목록이 유한하다는 걸 알면 각각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1단계 — 형사 고소
내용증명 단계에서 응하지 않으면 실제로 고소가 접수됩니다. 이건 예정된 경로로 보셔야 합니다.
여기서 사건의 무대가 바뀝니다. 협상 테이블에서 수사 절차로 넘어갑니다. 상대가 부른 금액이 기준이 되던 국면이 끝나고, 사실관계와 법리로 판단되는 국면이 시작됩니다.
거절을 택한 쪽에서 보면 이건 손실이 아닙니다. 금액을 다투는 자리보다, 침해가 성립하는지를 다투는 자리가 유리한 경우가 있습니다.
2단계 — 수사 중 압박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고소인 측은 추가 자료를 제출하고 엄한 처벌을 요청하는 의견을 냅니다. 합의 의사를 다시 물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 자체를 압박 재료로 쓰는 연락이 옵니다. "지금이라도 합의하면 취하하겠다"는 식입니다.
판단 기준은 처음과 같아야 합니다. 절차가 시작됐다는 사정이 금액의 적정성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3단계 — 불송치를 받은 뒤의 이의신청
여기가 대부분이 모르는 부분입니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하면 고소인에게 그 사실이 통지됩니다. 그리고 고소인은 그 결정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사건은 검찰로 넘어가 다시 판단을 받습니다.
즉 불송치 통지를 받았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사건이 완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의신청 기간이 지나야 비로소 확정에 가까워집니다.
실제로 불송치 이후 합의를 요구하는 연락이 오고, 응하지 않으면 이의신청이 제기되는 흐름이 있습니다. 다만 이 국면에는 앞선 단계와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상대가 무엇을 문제 삼는지가 이미 드러나 있다는 것입니다. 경찰 단계에서 어떤 쟁점이 다투어졌고 어디가 약한 고리로 지목됐는지 알고 있다면, 검찰 단계는 준비된 상태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4단계 — 불기소 이후의 항고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하면, 고소인은 그 처분에 대해 항고할 수 있습니다. 항고가 기각되면 재항고도 가능합니다.
단계가 많아 보이지만, 뒤로 갈수록 판단이 뒤집히기는 어려워집니다. 앞선 단계에서 축적된 판단이 그대로 검토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초기 단계에서 무엇을 어떻게 정리해두었는지가 뒤의 모든 단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5단계 — 별도의 민사 청구
형사와 별개로 손해배상 청구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 형사 절차가 종결되면 민사도 끝난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두 절차는 별개입니다.
다만 완전히 무관하지도 않습니다. 형사에서 어떤 판단이 나왔는지는 상대가 민사를 계속 진행할 유인에 직접 작용합니다. 형사 결과가 민사 국면의 조건을 만듭니다.
그래서 무엇이 달라지는가
여기까지가 목록의 전부입니다. 고소, 수사 중 압박, 이의신청, 항고, 민사 청구.
다섯 개이고, 순서가 정해져 있고, 각 단계에서 무엇을 다투게 되는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합의를 거절한다는 것은 이 절차를 감당한다는 뜻이고, 감당할 수 있는지는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그래서 판단의 기준은 "상대가 무섭게 말하는가"가 아닙니다. 본인의 사실관계가 이 단계들을 통과할 수 있는 것인지, 통과하려면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입니다. 그건 사안을 놓고 봐야 알 수 있습니다.
한 가지만 덧붙입니다. 상대의 다음 수단을 알고 있는 것과, 그 수단이 나올 때마다 처음부터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다릅니다. 앞 단계부터 사건을 다루어온 쪽이 다음 단계에서 유리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사안마다 다릅니다. 합의 요구를 받으셨거나 이미 거절하신 상태라면 변호사 상담을 통해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관련 사례
불송치 후 이의신청으로 검찰까지 간 사건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로 종결된 뒤 고소인 측 이의신청으로 검찰에 송치되었고, 검찰에서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기소로 종결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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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 페이지는 변호사 광고이며, 사건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