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2025. 12. 17. 선고 2025노1509 판결
도급업체 대표가 설치한 크랙을 파견 직원이 썼고, 대표가 몰랐다는 변명은 바뀌어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홍성환 파트너변호사경찰대학 출신 · 前 동대문경찰서 경제범죄수사2팀장
회사가 도급업체 직원에게 컴퓨터를 내주었고, 그 컴퓨터에 도급업체 대표가 크랙을 설치한 사건입니다. 1심은 무죄였지만 항소심은 회사 대표가 도급업체 대표와 공모했다고 보아 대표와 회사에 각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대표의 설명이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바뀐 점이 판결 이유에 그대로 적혔습니다.
결론
1심 무죄 → 대표·회사 각 벌금 300만 원
사건 개요
- 사건
- 2025노1509 저작권법위반
- 심급
- 1심 광주지방법원 2025. 5. 23. 선고 2024고정17 판결 무죄 → 항소심 파기, 대표·회사 각 벌금 300만 원
- 확정 여부
- 확정 여부 미확인
- 피고인
- 레이저 절단·절곡 부품 회사의 대표와 회사
- 프로그램
- 3D 도면 작업에 쓰는 설계 프로그램
- 적용 조문
- 개정 전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0조(공동정범), 제141조(양벌규정)
- 결론
- 1심 무죄 → 대표·회사 각 벌금 300만 원
법원이 본 사실관계
회사는 2022. 1. 1. 도급업체와 계약기간을 2022. 7. 말까지로 하여 레이저 절단·절곡 부품 생산 도급계약을 맺었습니다. 도급업체 직원이 회사에 파견되어 일했고, 회사가 그 직원에게 업무용 컴퓨터를 제공했습니다.
도급업체 대표는 수사기관과 1심 법정에서 그 컴퓨터에 자신이 프로그램을 복제해 설치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습니다.
파견 직원은 회사에 와서 처음 그 프로그램을 접했고, 그 프로그램으로 회사의 도면 작업을 한 사실을 대표와 다른 직원들도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단속을 피하려고 사무실 문을 잠그고 불을 끈 채 3~5일가량 근무한 일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대표는 처음에는 3D 도면 작업을 지시한 적이 없고 파견 직원이 개인 용도로 쓴 것이라고 했다가, 회사 도면 작업에 쓰인 사실이 드러나자 도급업체 대표와 파견 직원이 임의로 쓴 것이라고 설명을 바꾸었습니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사는 항소심에서 적용법조에 형법 제30조(공동정범)를 추가하는 공소장변경을 신청했고 법원이 허가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은 공소장변경으로 원심판결을 직권 파기하면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도 이유 있다고 보았습니다.
회사 대표가 도급업체 대표와 공모하여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인정했고, 대표의 위반행위가 인정되는 이상 회사도 양벌규정으로 책임을 진다고 했습니다.
유죄의 증거로는 도급업체 대표와 파견 직원의 1심 법정진술, 압수수색검증영장 집행 결과물, 크랙 정보와 IP 조회 자료, 도급계약서, 도면 확인 문자 내역이 쓰였습니다.
받아들여지지 않은 주장
도급업체 대표가 일을 따내려고 대표에게 알리지 않고 임의로 설치해 썼을 뿐 대표는 몰랐다는 주장
파견 직원이 개인 용도로 쓴 것이라는 주장
양형에 쓰인 사정
정식 라이선스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복제 프로그램을 상업용으로 써서 상당한 비용을 절감했고, 그만큼 피해자의 경제적 이익이 침해된 점(불리한 사정)
대표에게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유리한 사정)
판결문에서
“피고인 회사의 사무실에서 단속을 피해 며칠 동안 불을 끈 채로 작업을 하기까지하였는데 회사 대표인 피고인 A이 이러한 사정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새로운 사정이 드러나면 그에 맞추어 변명을 바꾸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까지 하다.”
“피고인들은 정식 라이선스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복제한 프로그램을 상업용으로 이용하여 상당한 비용을 절감하였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의 경제적 이익이 침해되었다.”
이 판결을 어떻게 읽을까
변호사 의견
1심 무죄가 뒤집힌 데에는 새 증거보다 진술의 흐름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처음 한 설명과 나중에 한 설명이 다르다는 사실이 판결 이유에 그대로 유죄의 근거로 적혔습니다. 대표가 몰랐다는 주장 자체가 배척된 것이 아니라, 그 주장을 뒷받침해야 할 설명이 사실과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설치한 사람은 회사 밖의 도급업체 대표였습니다. 그런데도 회사 대표가 처벌된 것은 검사가 공동정범으로 공소장을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설치를 직접 하지 않았어도, 회사 업무에 크랙이 쓰이는 사정을 대표가 알고 받아들였다면 공동정범으로 구성될 수 있습니다.
외부 인력이 회사 PC를 쓰는 구조라면 조사 전에 누가 언제 설치했는지, 회사 업무에 쓰였는지, 대표가 무엇을 언제 알았는지를 자료로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기억에 의존해 답하고 나중에 고치는 것이 가장 불리했습니다.
조문 번호는 판결 당시의 저작권법 기준입니다. 2026년 8월 11일 시행된 개정법의 번호와 법정형은 처벌과 불이익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같은 쟁점의 다른 형사 판결
수원지방법원 2024. 11. 14. 2024고단2001
'가격이 너무 비싸서'라는 경찰 진술이 영리 목적의 근거가 되었고, 2,500만 원 합의로 선고유예
직원 벌금 50만 원·회사 150만 원 선고유예
수원지방법원 2024. 7. 19. 2023노1297
임시 라이선스로 적법하게 설치했어도, 만료 후 라이선스 정보를 조작했다면 기술적 보호조치 무력화다
복제 무죄, 기술적 보호조치 무력화 유죄(각 벌금 300만 원)
수원지방법원 2024. 1. 29. 2023노1614
회사가 지급한 PC를 받아 쓰면 그 안의 복제물을 '취득'한 것이고, 불법인 줄 알았는지는 진술로 갈렸다
'취득' 인정, 직원 1명 유죄·1명 무죄, 회사 벌금 70만 원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9. 29. 2021노2210
회사 PC에 크랙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대표가 설치했다고 볼 수 없다
1심 유죄 → 대표·회사 무죄
수원지방법원 2022. 8. 11. 2021노2875
불법 복제물인 줄 알고도 계속 업무에 썼다는 것만으로는 '취득'이 아니다
업무상 이용 ≠ 취득, 직원·회사 무죄
이 판결과 함께 읽을 글
출석요구서를 받으셨다면
출석요구서와 고소 내용을 보내주시면, 이 판결처럼 누가 어떤 경위로 설치했는지, 업무에 쓰였는지부터 정리하고 조사 전에 쟁점을 함께 봅니다.
작성·검토 홍성환 파트너변호사 (광고책임변호사)
최종 업데이트 2026. 10. 28.
※ 본 페이지는 변호사 광고이며, 사건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인용한 판결은 판결문 원문과 대조해 옮긴 것이고, 따옴표 안의 문장은 판결문 표현 그대로입니다. 하급심 판결은 해당 사건의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판단이므로 다른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당사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옮기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