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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2026-10-08

솔리드웍스 크랙 고소, 집에서 썼는지 회사에서 썼는지부터 따집니다

홍성환 파트너변호사 · 경찰대학 출신 · 前 서울경찰청 경제범죄수사2팀장

"귀하가 솔리드웍스를 정품 인증 없이 사용한 기록이 확인되었습니다."

솔리드웍스는 기계 설계, 금형, 제품 디자인처럼 3D 모델링을 다루는 업종에서 널리 쓰이는 프로그램입니다. 저희 센터가 공개 동의를 받아 올린 사례도 대부분 이 프로그램에 관한 사건입니다.

통지를 받는 분들의 직업도 대체로 비슷합니다. 설계 엔지니어, 금형 회사 직원, 제품 디자이너, 기계공학과 학생입니다. 그런데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도 사건의 결론은 서로 다르게 나옵니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직업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어디에 설치해서 어떻게 썼는지입니다.

설계 일을 한다고 업무에 쓴 것은 아닙니다

고소인 측은 피고소인의 직업이 설계직이라는 점을 들어 업무에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D 설계로 돈을 버는 사람이 3D 설계 프로그램을 썼으니 일에 썼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직업과 사용 목적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설계 엔지니어도 집에서 개인 작업이나 연습을 할 수 있고, 회사에서는 정품이나 다른 프로그램으로 일했을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확인하는 것도 직업 자체가 아니라 문제 된 사용이 실제로 업무와 연결되었는지입니다.

집에 설치했는지, 회사에 설치했는지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저작권법의 구조에 있습니다.

저작권법 위반죄는 원칙적으로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입니다(제140조). 그러나 영리를 목적으로 하거나 상습적으로 침해한 경우는 예외입니다(제140조 단서 제1호). 이 경우에는 합의로 고소가 취소되어도 형사 절차가 계속될 수 있습니다.

회사 컴퓨터에 설치된 프로그램은 회사 업무에 쓰였다고 보기 쉽습니다. 그러면 영리 목적이 쟁점이 되고, 저작권법 제141조의 양벌규정에 따라 회사가 함께 입건될 수도 있습니다. 개인의 사건이 회사의 사건으로 커지는 것입니다.

집에 있는 개인 컴퓨터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학습이나 연습, 개인 작업이었다는 점을 소명할 여지가 넓어집니다. 다만 집에서 외주 도면을 작업했거나 재택근무에 썼다면, 장소가 집이라는 사실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회사 컴퓨터에 설치되어 있었다고 해서 곧바로 영리 목적이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회사 PC에 설치되어 있었지만 영리 사용이 없었다는 점을 다투어 합의 없이 기소유예로 끝난 사례도 있습니다.

몇 번, 언제 썼는지가 기록에 남습니다

솔리드웍스는 실행될 때 개발사 서버와 통신하고, 그 과정에서 실행 횟수와 사용 기간, 사용 시각이 기록으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소인 측은 이 기록을 근거로 사용의 성격을 주장합니다.

평일 낮 시간에 수백 회 실행된 기록이 있으면, 고소인 측은 이를 업무에 썼다는 근거로 내세웁니다. 몇 년에 걸쳐 꾸준히 사용한 기록은 상습성 주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록은 언제 실행되었는지를 보여줄 뿐, 무엇을 위해 썼는지까지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같은 기록도 다른 사실과 맞춰 보면 다르게 읽힙니다. 예를 들어 사용 기간 전체가 무직 기간과 겹친다면 업무에 썼다는 추정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재직 중이던 회사가 정품을 보유하고 있었는지, 사용 시각이 근무 시간과 겹치는지, 그 프로그램으로 만든 결과물이 실제로 납품되었는지도 같은 방식으로 따져볼 수 있습니다.

어떤 사실이 반박 근거가 되는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고소인 측이 제시한 기록을 확인하고, 그 기간에 본인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변호사와 함께 맞춰 보아야 합니다. 이 작업 없이 조사에 나가면 수사관이 기록을 근거로 묻는 질문에 기억에만 의존해 답하게 됩니다.

법무법인의 연락에 바로 답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용증명을 받은 뒤에는 고소인 측 법무법인의 사무장이나 팀장 직함을 쓰는 담당자에게서 전화나 문자가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해진 기한 안에 합의하지 않으면 형사 고소를 진행하겠다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이 연락에 그 자리에서 답할 의무는 없습니다. 서면에 적힌 기한도 법이 정한 기한이 아니라 상대방이 정한 기한입니다. 그리고 연락한 사람은 고소인의 대리인입니다. 통화에서 사용 사실이나 사용 목적에 대해 한 말은 이후 고소장이나 조사 과정에서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요구 금액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내용증명에 적힌 금액은 상대방이 제시한 금액이고, 정품 가격을 크게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수천만 원의 합의금을 요구받았지만 지급하지 않고 수사 단계에서 끝난 사건들이 있습니다.

정리

솔리드웍스 사건에서 따져볼 것은 세 가지입니다.

프로그램이 어디에 설치되어 있었는지, 사용 기록이 업무와 겹치는지, 그리고 업무 사용 추정을 반박할 사실이 있는지.

합의를 할지 다툴지는 이 세 가지를 정리한 다음에 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법무법인의 연락에 먼저 답하기보다, 받은 서면과 사용 기록을 가지고 정확한 상담부터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작성·검토 홍성환 파트너변호사 (광고책임변호사)

최종 업데이트 2026. 10. 8.

관련 사례

사용 기간이 무직 기간과 겹친다는 점을 정리해 불송치로 종결한 사례

6천만 원 이하로는 합의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으나, 사용 기록과 무직 기간을 맞춰 정리해 합의금 없이 수사 단계에서 끝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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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 페이지는 변호사 광고이며, 사건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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