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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2026-08-02

연구실에서 쓴 프로그램, 학생이 혼자 책임집니까

"교수님 앞으로 내용증명이 왔다고 합니다."

연구실에서 이 말이 돌기 시작하면 며칠 안에 분위기가 정리됩니다.

그 프로그램을 실제로 설치하고 쓴 사람이 누구인지가 먼저 특정되고, 그다음엔 그 사람 혼자 남습니다. 교수는 몰랐다고 하고, 연구실은 조용해지고, 학생은 처음 받아보는 서류를 들고 혼자 앉아 있게 됩니다.

이 구조부터 정확히 보겠습니다.

왜 교수 앞으로 왔는가

내용증명이 지도교수 이름으로 오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고소인 측이 확보한 것은 IP 주소이고, 그 회선의 명의가 연구실이나 학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즉 그 서면은 "교수님이 하셨습니다"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 회선에서 사용 기록이 나왔다는 뜻입니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IP는 사람이 아니라 회선에 부여됩니다. 연구실은 여러 명이 같은 네트워크를 쓰고, 장비가 오가고, 졸업생이 남기고 간 컴퓨터가 있기도 합니다. 회선 명의자와 실제 사용자는 다릅니다.

그러면 누가 피의자가 되는가

실무적으로는 MAC 주소로 특정된 장비의 실제 소유자가 피의자가 됩니다.

고소인 측이 제출한 자료에는 IP와 함께 MAC 주소가 있습니다. 이건 회선이 아니라 개별 기기에 부여되는 값입니다. 그 기기가 누구 것인지가 확인되면, 사건은 그 사람에게 갑니다.

그래서 개인 노트북을 연구실에 가져와 쓴 경우 학생 본인이 특정됩니다. 반대로 연구실 공용 데스크톱이라면 사용자 특정이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대학은 함께 걸리지 않습니다

여기가 회사 사건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입니다.

회사에서 직원이 업무에 사용한 경우라면 저작권법 제141조 양벌규정에 따라 회사가 함께 입건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고소인 측이 회사를 엮으려는 이유도 분명합니다. 합의금을 회사에 연대해 청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대학 사건에서는 그 구조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학생은 대학의 종업원이 아니고, 학습이나 연구를 위한 사용을 대학의 업무에 관한 행위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것은 학생에게 유리한 사정이기도 하고, 동시에 학생이 혼자 남게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뒤에 서 있어줄 법인이 없습니다.

적용되는 조항이 다릅니다

많이 오해하시는 부분을 짚겠습니다.

저작권법 제30조는 영리 목적 없이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의 복제를 허용합니다. 그런데 프로그램에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제37조의2가 프로그램을 제30조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에 적용되는 것은 제101조의3 제1항 제4호입니다.

가정과 같은 한정된 장소에서 개인적인 목적으로 복제하는 경우. 다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는 제외됩니다.

여기에 제1항 단서가 붙습니다. 프로그램의 종류와 용도, 복제된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 복제의 부수 등에 비추어 저작재산권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가정과 같은 한정된 장소"

조문의 문언이 이렇다 보니, 학생 사건에서 실제 쟁점이 여기로 모입니다.

집에서 설치해 개인적으로 학습한 것이라면 문언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그 노트북을 연구실에 가져가 계속 썼다면, 그 사용이 여전히 "가정과 같은 한정된 장소에서 개인적인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가 문제 됩니다.

그래서 다음 세 가지가 사실관계로 정리되어야 합니다.

첫째, 최초 복제가 어디에서 이루어졌는지. 이 조항은 복제 행위를 대상으로 합니다. 설치한 장소와 이후 사용한 장소는 구분되는 문제입니다.

둘째, 사용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학위논문, 수업 과제, 개인적인 학습이라면 영리 목적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반대로 연구비를 받는 과제의 산출물을 만들었다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셋째, 그 사용으로 얻은 경제적 이익이 있는지. 그 프로그램으로 만든 결과물로 수주를 하거나 대가를 받은 사실이 없다면, 그 점이 정리되어야 합니다.

"영리 목적 없이 학술 연구를 위해서만 사용했다"는 주장은 이 세 가지가 자료로 뒷받침될 때 의미를 갖습니다. 진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영리성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한 가지 더 알아두실 것이 있습니다.

저작권법 위반은 원칙적으로 친고죄여서 고소가 취소되거나 합의가 되면 형사 절차가 종결됩니다. 그런데 영리 목적이거나 상습적인 침해로 평가되면 친고죄가 아닙니다. 그 경우에는 합의를 해도 형사가 끝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사에서 영리성에 관한 질문이 반복됩니다. 그 프로그램으로 무엇을 만들었는지, 만든 것으로 돈을 받은 적이 있는지, 사업자등록이 있는지, 과제 참여로 인건비를 받았는지.

학생 입장에서는 대답하기 애매한 질문들입니다. 연구실 인건비를 받은 것이 영리 목적인지, 과제 산출물이 상업적 이용인지 — 이건 사실관계를 놓고 판단할 문제이지, 조사실에서 즉석으로 답할 문제가 아닙니다.

교수와 학생 사이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교수 입장에서는 본인이 지시하거나 알고 있던 일이 아니라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학생이 알아서 설치해 쓴 것이니까요.

문제는 그 정리가 학생에게 어떻게 도착하는가입니다.

연구실에서 그 프로그램을 쓰는 것이 사실상 관행이었다면, 그 사정은 학생의 사실관계 일부입니다. 선배가 쓰던 것을 이어받았거나, 과제 수행에 필요해서 설치했거나, 연구실 전체가 같은 방식으로 써왔다면 그것 역시 사실입니다.

그런데 학생은 이 사정을 말하기 어렵습니다. 지도교수와의 관계, 졸업, 추천서, 이후의 진로가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 사건에서 직원이 회사를 압박하는 경우가 있는 것과 달리, 학생에게는 그런 선택지가 없습니다.

여기서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는 것은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누구를 보호하기 위해서든, 나중에 그 진술이 흔들리면 사안 전체의 신빙성이 함께 무너집니다.

동시에, 본인에게 유리한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도 방어가 아닙니다. 실제로 있었던 사정은 있었던 대로 정리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불리하게 작용할까 걱정되신다면, 그 판단 자체를 상담에서 다루시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

학생 사건은 회사 사건보다 금액이 작고 구조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 어렵습니다.

다투어지는 지점은 세 곳입니다. 그 기기의 사용자가 본인이 맞는지, 최초 복제와 이후 사용이 제101조의3 제1항 제4호의 범위 안에 있는지, 그리고 영리 목적이 없었다는 점이 자료로 정리되는지.

대학이 함께 걸리지 않는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방어를 대신해줄 주체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첫 진술의 방향이 다른 사건보다 더 크게 작용합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사안마다 다릅니다. 연구실이나 학교에서 사용한 프로그램으로 통지를 받으셨다면 조사 전에 변호사 상담을 통해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관련 사례

학습 목적 비영리 사용 사안에서 불송치로 종결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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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 페이지는 변호사 광고이며, 사건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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