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2026-07-27
법무법인에서 내용증명을 받으셨나요
"귀하가 ○○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를 무단으로 다운로드받아 복제하는 방법으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기에 앞서 합의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고자 연락드립니다."
이런 문장으로 시작하는 우편물을 받으셨을 겁니다.
봉투에는 처음 보는 법무법인 이름이 찍혀 있습니다. 아래쪽 어딘가에는 금액이 적혀 있고, 대개 "○일 이내"라는 기한이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먼저 이 문서가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보겠습니다.
내용증명은 판결이 아닙니다
내용증명은 우체국이 '이런 내용의 문서를 언제 누가 누구에게 보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제도입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법원의 결정이 아니고, 수사기관의 처분도 아니며, 그 자체로 어떤 의무를 발생시키지도 않습니다. 내용증명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침해가 확정된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봉투를 뜯은 그 자리에서 결론을 내리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가볍게 볼 문서도 아닙니다
실무에서 이런 내용증명은 대개 발신자가 이미 일정한 자료를 확보한 뒤에 나갑니다.
국내외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은 자사 프로그램의 인증 서버 접속 기록, 접속 IP와 MAC 주소, 실행 로그 등을 통해 비정품 사용이 의심되는 대상을 특정합니다. 그리고 국내 법무법인에 위임해 서면을 발송합니다. 설계·전자·엔지니어링 분야 프로그램에서 이런 방식이 특히 자주 확인됩니다.
즉 이 우편물은 "혹시 쓰셨나요"가 아닙니다. 상대는 무언가를 근거로 삼아 이 편지를 보냈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네 가지
첫째, 그냥 무시하는 것. 기한이 지나면 실제로 고소가 접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부터는 경찰 조사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대응 시점이 뒤로 밀릴수록 선택지는 줄어듭니다.
둘째, 급하게 전화를 거는 것. 발신 법무법인은 상대방의 대리인입니다. 상담해주는 곳이 아닙니다. 통화나 회신에서 나온 말은 이후 형사 절차에서 그대로 자료가 됩니다. 사실관계를 정리하지 않은 채 먼저 말을 시작하면, 아직 특정되지 않았던 부분까지 본인이 확정해주는 결과가 되기 쉽습니다.
셋째, 파일이나 기록을 지우는 것. 이 부분은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문제를 없애려는 시도는 별개의 위험을 만듭니다. 컴퓨터 기록은 흔적이 남고, 삭제 정황이 확인되면 사안이 오히려 무거워집니다. 손대지 마십시오.
넷째, 적힌 금액부터 깎으려는 것. 서면의 금액은 상대가 부른 값입니다. 산정 근거가 함께 제시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숫자를 출발점으로 놓는 순간, 협상은 사안의 실제 구조와 무관하게 흘러갑니다.
그러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가
상대가 특정한 사람이 본인이 맞는지부터입니다. IP는 사람이 아니라 회선에 부여됩니다. 사무실 공용 네트워크, 가족 구성원, 이미 퇴사한 직원 — 실제 사용자와 회선 명의자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상대의 자료가 가리키는 것이 회선인지 사람인지는 구분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다음은 사용의 성격입니다. 저작권법은 프로그램의 복제·사용 형태에 따라 적용 조항과 예외를 달리 두고 있습니다. 업무상 사용이었는지 개인적인 시험·학습 목적이었는지, 설치만 되어 있었는지 실제로 업무에 쓰였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사안별 검토 영역입니다.
합의 말고 다른 길은 없는가
저작권법 위반은 원칙적으로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범죄입니다. 그래서 합의가 이루어지면 형사 절차는 그것으로 종결됩니다.
이 구조 때문에 "결국 돈을 주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합의 없이 수사 단계에서 종결되는 사안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형사 절차의 결과는 이후 민사 청구의 국면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형사에서 어떤 판단이 나왔는지는 상대가 민사를 계속 끌고 갈 유인에 직접 작용합니다. 형사와 민사는 분리된 두 개의 사건이 아니라 이어져 있습니다.
기한은 상대가 정한 것입니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회신하기 전에 상대가 무엇을 근거로 삼고 있는지 파악하고, 본인의 사실관계가 그 주장에 실제로 부합하는지 확인한 뒤,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입니다.
서면에 적힌 기한 때문에 급해 보이지만, 그 기한은 법이 정한 것이 아니라 상대가 적어 넣은 것입니다. 며칠 사이에 판단을 그르치는 것보다, 정리된 상태에서 움직이는 편이 낫습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사안마다 다릅니다. 내용증명을 받으셨다면 회신 전에 변호사 상담을 통해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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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만 원 합의 요구를 거절하고 불송치로 종결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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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 페이지는 변호사 광고이며, 사건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