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2026-09-11
카티아 크랙으로 고소당했습니다
"귀하가 카티아를 정품 인증 없이 사용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자동차 부품 설계를 하는 분들이 이 통지를 받습니다. 그리고 요구 금액을 보고 한 번 더 놀라십니다. 8,000만 원 이상이 제시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다른 설계 프로그램 사건보다 금액이 큽니다. 카티아의 정품 라이선스 자체가 고가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금액은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진짜 문제는 금액이 아닙니다.
왜 이 프로그램을 쓰게 되는가
자동차 설계에서 카티아는 사실상 표준입니다. 완성차 업체가 이 프로그램으로 설계하고, 그 데이터를 협력사에 전달합니다.
협력사는 그 파일을 열어야 합니다. 받은 도면을 확인하고, 거기에 맞춰 부품을 설계하고, 다시 원청 형식으로 내보내야 합니다. 다른 프로그램으로는 되지 않거나, 되더라도 데이터가 깨집니다.
문제는 라이선스 비용입니다. 원청은 정품을 씁니다. 그런데 협력사, 특히 규모가 작은 하청 업체는 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벌어지는 일이 이것입니다. 원청이 정품으로 만든 데이터를 협력사가 비정품으로 열어서 작업합니다. 일감을 받으려면 그 파일을 다뤄야 하고, 다루려면 그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니까요.
이 구조에서 실제로 조사를 받는 사람은 협력사 직원입니다.
조사에서 무엇을 묻는가
여기서 사건의 성격이 정해집니다.
저작권법 위반은 원칙적으로 친고죄여서 합의하면 형사 절차가 종결됩니다. 그런데 영리 목적이거나 상습적인 침해로 평가되면 친고죄가 아닙니다. 그 경우에는 합의를 해도 형사가 끝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이 회사 업무에 쓰인 것으로 확인되면, 저작권법 제141조 양벌규정에 따라 회사도 함께 입건됩니다.
고소인 측이 회사를 엮으려는 이유는 처벌 자체가 아닙니다. 회사가 함께 처벌 대상이 되면 합의금을 회사에 연대해서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8,000만 원을 개인에게 청구해 회수하는 것과 회사에 청구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다릅니다.
그래서 조사 질문이 이 방향으로 갑니다. 그 도면이 실제 납품 부품 설계였는지, 원청에 제출한 산출물에 그 프로그램의 흔적이 있는지, 회사가 알고 있었는지.
회사와 직원의 이해가 갈립니다
압수수색이나 조사를 함께 받으면 회사와 직원은 같은 편처럼 보입니다. 상대가 하나이고, 걱정하는 것도 같으니까요.
그런데 방어의 구조는 다릅니다.
회사가 면책되는 경로는 "직원 개인의 일탈"입니다. 회사는 이런 사용을 지시한 적도 알고 있던 적도 없고,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왔다는 것이 면책 논리입니다. 그러면 책임의 무게는 개인에게 남습니다.
직원 입장에서는 그 정리를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회사 일을 하기 위해 쓴 것이고, 그 프로그램 없이는 애초에 일감을 처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사실과 다른 진술은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회사를 보호하려다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결론이 나오거나, 그 반대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중에 진술이 흔들리면 사안 전체의 신빙성이 함께 무너집니다.
원청은 어디에 있는가
이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원청이 정품 데이터를 주고 협력사가 그것을 다루도록 요구했다면, 원청에는 아무 책임이 없는가.
형사 절차에서 원청이 함께 걸리는 구조는 아닙니다. 양벌규정은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그 법인의 종업원이 침해행위를 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협력사 직원의 사용은 협력사의 업무이지 원청의 업무가 아닙니다.
다만 그 구조 자체는 사실관계의 일부입니다. 왜 그 프로그램이 필요했는지, 회사가 정품을 확보하려 했는데 여력이 없었는지, 라이선스 구매를 요청했다가 거절된 기록이 있는지 — 이런 사정은 사건의 성격을 판단하는 데 함께 검토됩니다.
금액에 대하여
내용증명에 적힌 8,000만 원은 상대가 부른 값입니다. 손해액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고, 법원이 인정한 것도 아닙니다. 산정 근거가 함께 제시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숫자를 출발점으로 놓고 깎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협상이 사안의 실제 구조와 무관하게 흘러갑니다. 그리고 합의가 유일한 출구도 아닙니다. 합의 없이 수사 단계에서 종결되는 사안들이 있습니다.
지금 하시면 안 되는 것
지우지 마십시오. 컴퓨터 기록에는 흔적이 남고, 삭제 정황이 확인되면 사안이 오히려 무거워집니다.
발신 법무법인에 먼저 전화하지 마십시오. 그쪽은 상대방의 대리인입니다. 통화에서 나온 말은 이후 형사 절차에서 그대로 자료가 됩니다.
회사와 말을 맞추려 하지 마십시오. 위에서 본 대로 방어의 구조가 다릅니다. 각자의 사실관계를 각자 검토받는 것이 원칙에 맞습니다.
정리
카티아 사건은 금액이 크고, 회사가 함께 걸리는 비중이 높습니다. 원청과 협력사 사이의 구조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조사를 받는 것은 협력사 직원입니다.
다투어지는 곳은 셋입니다. 그 기록이 본인을 가리키는지, 업무에 사용해 영리를 얻었는지, 그리고 회사가 주의·감독을 다했는지.
구체적인 판단은 사안마다 다릅니다. 통지를 받으셨다면 회신 전에 변호사 상담을 통해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관련 사례
회사 PC 설치 사안에서 합의 없이 기소유예로 종결한 사례
업무용 PC에서의 설계 프로그램 사용이 문제 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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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 페이지는 변호사 광고이며, 사건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